내가 예전에, 후배들에게 시스템 프로그래밍에 대해 강의할 일이 있을 때면,
도입부를 주로 PC(프로그램 카운터)가 뭐냐.. 컴퓨터가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냐로 시작했다. 그러니까 3기가 짜리 칩에서 실리콘이 초전도체, 즉 전기가 빛의 속도 초속 30만 킬로로 흐른다고 가정해도 대충 1클럭에 10센치정도 가는거에요. 그러니 칩이 크면 그 복잡한 신호들 동기화를 맞출 수 있을까요 없을까요? 속도가 빠를까요 느릴까요? 범용이라면 병렬 버스가 만들기 쉽겠어요 직렬 버스가 쉽겠어요?
요즘은 뭐 세미나고 뭐고 할 일이 없다. 아는 것도 없고 관심들도 없고. 저 꼰대 낡은 지식 가지고 먹고 살려고 발악한다는 이미지 주고 싶지도 않고 어흐흑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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요즘엔 아무도 관시미가 없는 것 같으나, 여튼 아두이노 나오고 좀 나아지나 싶지만서도 (별로 없거니와 음지에 있는) 밥벌이로 먹고 사는 시스템 프로그래머들은 정작 아두이노 같은 거 만져 볼 일이 별로 없어서 이 판이 커지며 신기한 이런 저런 것들이 타임라인에 흘러가는 것이 오히려 씁쓸한 지경이다. 저 파티에 나도 좀 들어있었으면.. 해서..
뒤돌아보면 이미 10년전 쯤에 실리콘 요구사항 설계는 미국에서 BSP 개발은 중국에서 파운더리는 대만에서 등등등 이었던 것 같은데..
정작 나는 시스템 프로그래머가 아니고 파이썬을 하고 있다.. 혹시라도 기회가 왔을때 "다른 일 하셨네요?" 하는 소리 나오면 변명은 해야겠어서 해마다 자비로 여행 겸해서 정보과학회에 고성능 관련 논문 하나 내고 온다. 게다가 파이썬은 만년 쪼렙.. 아이고야.. 먹고 살기 힘든 것은 둘째치고,
... 괴롭다.